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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일이 있었다. 내 계획이 틀어지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해야했다.

누군가는 끈기가 없다고 했고, 나는 모든 상황을 합리화 하기 바빴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취업을 했다.

업무 특성상 기획,디자인,개발,운영팀을 다 접할 수 있었고, 기획 및 운영을 했던 나한테는 

전달하는 대로 결과물을 가져오는 개발자들이 다른세계 사람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알 수 없는 외계어로 조금 끙끙대면 어떤식으로든 결과물이 나왔다.

당시 일을 하면서 pd를 준비하고 있던 나로써는 어떤식으로든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이 

결국 내가 생각했었고, 원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방송으로 기획을 하는 것이 pd라면 프로그램으로 기획하는 것이 개발자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항상 그랬던대로 흘러가듯이 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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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에.. 흔히 말하는 지잡대이고.. 등등의 이유로 나는 또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던 중에 내가 조금씩 검색했던 개발관련 키워드의 결과로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코드스테이츠의 광고를 보여주었다,

그 광고는 문과생에, 지잡대이고, 지방에 거주중인 나에게 

더 이상의 핑계를 댈 수 없게 만들며 나는

코드스테이츠 full pre코스를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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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스테이츠는 페어 프로그래밍으로 진행되는 일정이 굉장히 많았다. 체감상 모든 일정의 80% 정도 되는 것 같다.

모든 과제가 페어로 이루어지고, 강의내용들도 불친절하다 느껴질정도로 수강생 본인이 알아서 검색하고 찾아봐야 할 때가 많았다.

 

낯을 너무 가리는 나에게 상대방과 1:1로 진행하는 페어프로그래밍은 너무나도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상대방도 귀한 시간과 돈을 들여 듣는 코스인데, 나로인해 시간 날렸다는 생각을 할까봐가 가장 큰 이유였고,

결국 나랑 똑같은 코스를 듣는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두번째 이유였다.

실제로도 페어분들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하셨었거나, 전공하셨거나 등등 나랑 같은 수준이 아닌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피하고 싶은 상황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각 과제마다 바뀌었던 페어분들은 너무 기초라고 생각했던 내 질문들을 깊이 고민하시고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셨고

어쩔 때는 본인의 생각들보다 내 생각이 맞았다고 하시면서 코드를 수정해주기도 했다. 

뭘 모르는지 몰라서 막막했던 나에게 우선 던져보면 던지면서 뭘 모르는지 알게 된다고 말씀해주신 페어분도 있었고

노가다로 풀었던 과제가 맘에 들지 않아서 밤 10시에 같이 줌에 접속해서 함께 과제를 다시 했던 페어분도 있었다.

페어프로그래밍을 통해 검색하는것, 혹은 너무 기초라 생각해서 넘어갔던 부분, 무의식적인 습관 등등 많은것을 익혔다.

 

pre코스를 마무리하는 pass-me시험 혹은 과제를 풀면서 밤 늦게까지 매달려도 풀리지 않고 답답한 마음에 결국 또 예전의 모습대로

일부만 풀고 그냥 제출해버렸다.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더 이상은 꼴도 보기 싫었다. 페어프로그래밍이 불편하지만 페어가 없으니 나를 잡아줄 사람이 없었다.  이 상태로 immersive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 슬랙채널에 같이 pass-me과제를 풀 사람을 찾는 글이 올라왔다. 나만 못푼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고, 더 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엄청 자극이 됐다. 심지어 코드스테이츠쪽에서도 과제를 하루 더 연장했다. 처음 코스를 듣기로 결심했을때랑 마찬가지로 내 모든 핑계가 없어졌다.

 

 

pre코스 기간 중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내 계획이 틀어지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해야했다.

그런데 결국에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게 된다. 그게 페어에 대한 미안함일수도, 나에 대한 압박일 수도 있지만 결국 과제를 다 끝내게 된다.

그게 pre코스를 수강하며 가장 크게 얻은것 같다. 누구나 다 막히고 어렵지만 어떻게든 답을 찾아낸다.

내가 찍은 코드가 내가 생각한 return값을 띄울 때, 그 때의 기분으로 계속 let for if 등등을 찍게 된다.

당장 다음주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immersive코스도 분명 어렵고 막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16주 후, 내  return 값을 확인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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